정전형성 (Canon formation)
쉽게 풀면
어떤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꼭 읽어야 할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전해지게 되는 과정이에요.
왜 중요한가
정전형성은 어떤 작품이 '고전'이 되는 과정을 취향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교육 제도, 출판 시장, 비평의 권위, 정치적 배제가 얽힌 역사적 과정으로 다루는 연구 영역입니다. 존 길로리의 『문화자본』과 1980~90년대 미국의 정전 논쟁, 그리고 한국에서의 교과서 수록 작품 연구처럼 문학 정전이 누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지를 묻는 논문에서 핵심 개념입니다. 정전에서 배제된 작품을 발굴해 다시 읽는 '복원' 작업 자체도 결국 새로운 선별과 가치 부여를 수반하므로, 정전 비판이 정전 형성이라는 메커니즘 자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역설도 함께 논의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정전형성이 미적 가치뿐 아니라 제도적·사회적 권력 관계에 의해 형성됨을 이론적으로 보여준다.
정전형성이 순수한 문학적 가치 평가만이 아니라 제도적 요인에도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정전 비판이 곧 정전 폐기를 뜻하지는 않으며, 길로리는 정전 논쟁이 작품 목록의 교체보다 문해력의 계급적 배분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가린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블룸의 『서구 정전』처럼 미학적 자율성을 근거로 정전을 옹호하는 입장과 문화유물론의 입장은 '가치'의 지위를 두고 갈리므로, 정전형성을 다룰 때는 가치 판단을 아예 배제할지 재구성할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1980~90년대 미국 대학의 정전 논쟁은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목록을 확장해 여성 작가와 유색인 작가를 포함시키자는 요구로 촉발되었는데, 이는 목록의 교체만이 아니라 애초에 누구의 기준으로 '위대함'을 판정하는가라는 평가 권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앤솔러지 편찬, 문학상 선정, 번역 대상 선별처럼 구체적인 제도적 실천 하나하나가 누적되어 정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정전형성은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으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주의할 점
정전형성을 순수하게 객관적인 미적 우수성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오해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교육 기관, 출판 시장, 비평 담론 등 여러 제도적 요인이 개입하는 사회적 과정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