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원칙 (Principle of Solidarity)

윤리·출판
한 줄 정의: 연구의 이익과 위험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명윤리 원칙으로, 개인 중심의 원칙주의를 보완합니다.

쉽게 풀면

자율성 존중의 원칙이나 정의의 원칙 같은 전통적 생명윤리 원칙은 주로 "개인"을 단위로 놓고 사고합니다. 그런데 유전체 연구나 바이오뱅크처럼 대규모 집단의 데이터를 다루는 연구는 한 사람의 참여가 그 사람이 속한 가족이나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연대의 원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합니다. 연구참여자 개인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도 연구로부터 생기는 이익과 위험을 함께 나누는 존재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소수민족 집단의 유전정보를 연구할 때, 그 결과가 개별 참여자를 넘어 공동체 전체에 대한 낙인이나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면, 연구자는 개인 동의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지 않고 공동체 차원의 이익 환원과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원주민 데이터 주권 케어 원칙이나 바이오뱅크 거버넌스 논의에서 자주 함께 언급됩니다.

왜 중요한가

연대의 원칙은 유전체 연구, 감염병 대응, 공중보건 정책처럼 연구 결과가 개인을 넘어 특정 집단이나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개인 동의 중심의 전통적 윤리 원칙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공동체 차원의 책임을 짚어줍니다. 국제 협력 연구나 취약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익과 위험의 분배를 어떻게 공정하게 설계할지 논의할 때 자주 인용되며, 연구 윤리 심의(IRB)와 공중보건 정책 논문 모두에서 이론적 근거로 활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본 연구는 유전체 바이오뱅크 구축 시 개인의 사전동의뿐 아니라 연대의 원칙(principle of solidarity)에 근거하여 참여 공동체와의 이익 공유 방안을 함께 마련하였다."

이 문장은 연구자가 개별 참여자의 동의 절차만으로 윤리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지 않고, 참여자가 속한 공동체 전체와의 관계까지 고려해 연구를 설계했다는 뜻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백신 배분 정책은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연대의 원칙을 반영하여 취약 계층 우선 접근을 정당화한다."

공중보건 정책 논문에서 연대의 원칙이 자원 배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로 쓰이는 사례입니다.

"국제 다기관 코호트 연구는 참여국 간 데이터와 이익을 공유하는 연대의 원칙에 기반한 거버넌스 체계를 채택하였다."

국제 협력 연구에서 연대의 원칙이 국가 간 이익과 자원 공유를 설계하는 기준으로 쓰이는 사례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연대의 원칙을 실제 연구 설계에 반영할 때는 결과 공유(공동체에 연구 성과를 되돌려주는 것), 역량 강화(현지 연구 인프라나 인력 지원), 참여적 거버넌스(공동체 대표가 연구 방향 결정에 참여하는 것) 같은 구체적인 실행 장치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어떤 단위를 "공동체"로 볼 것인지, 공동체 대표성을 누가 가지는지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아, 관련 논문에서는 이 개념을 원칙적 방향성으로만 제시하고 구체적 적용은 사례별로 다르게 다루는 경우가 흔합니다.

주의할 점

연대의 원칙은 개인의 자율성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보완하는 개념입니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동의 없이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오용되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공동체 차원의 영향까지 함께 고려하자는 취지로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공동체"의 경계를 누가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가 모호할 수 있어, 실제 연구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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