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인 기간 (Run-in Period)
쉽게 풀면
헬스장이 신규 회원에게 한 달짜리 체험 기간을 주고, 그동안 꾸준히 나온 사람만 정식 회원으로 등록한다면 어떨까요? 이후 "회원들의 운동 지속률"을 훨씬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런인 기간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임상시험에서는 본 실험(무작위배정)을 시작하기 전 몇 주 동안 참여자 전원에게 위약이나 표준치료를 주면서, 약을 얼마나 성실하게 복용하는지 또는 가짜 약만으로도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위약 반응자"는 아닌지를 미리 살펴봅니다. 이 기간에 순응도가 낮거나 위약에도 반응해버린 사람을 본 실험 대상에서 제외하면, 이후 결과가 진짜 약의 효과인지 아닌지를 훨씬 분명하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임상시험에서 진짜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결과에 섞여 들어갈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최대한 미리 걸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런인 기간은 순응도가 낮거나 위약에도 크게 반응하는 참여자를 본 실험 전에 미리 파악해, 이후 관찰되는 집단 간 차이가 실제 처치 효과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도록 돕습니다. 이 때문에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검증하는 무작위대조시험 논문의 연구설계 부분에서 흔히 다뤄지는 절차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본격적인 비교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약을 잘 챙겨 먹지 못하는 참여자를 걸러냄으로써, 이후 관찰되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순응도 문제가 아니라 실제 처치 효과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연구자만 위약임을 아는 상태로 미리 위약을 투여해보고, 이 단계에서 증상이 크게 좋아진 참여자를 본 실험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뜻으로, 위약 반응자를 걸러내는 대표적인 런인 절차의 예시입니다.
디지털 헬스 분야의 연구에서도 프로그램을 실제로 충분히 사용하는 참여자만 본 실험에 포함시키기 위해 런인 기간을 활용한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런인 기간의 구체적인 형태는 연구 목적에 따라 다양한데, 모든 참여자에게 위약을 주는 위약 런인, 실제 치료제를 미리 투여해보는 활성 런인, 단순히 복약이나 프로그램 사용 여부만 관찰하는 순응도 런인 등으로 나뉩니다. 어떤 방식을 썼는지에 따라 걸러지는 대상과 이후 결과 해석이 달라지므로, 논문에서 런인 기간을 언급할 때는 그 기간에 실제로 무엇을 투여하거나 관찰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런인 기간에서 제외된 인원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최종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의 다양한 환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런인 기간을 거쳐 순응도가 낮거나 위약에도 반응한 사람을 미리 제외하면 실험 결과의 정밀도는 높아지지만, 그만큼 최종 표본이 "다루기 쉬운" 사람들로만 걸러진 것이어서 실제 환자 집단 전체를 대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즉 외적타당도가 낮아질 위험이 있으므로, 런인 기간에서 제외된 인원과 그 사유를 논문에 함께 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