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동의 (Proxy Consent)

윤리·출판
한 줄 정의: 연구 대상자 본인이 스스로 동의할 능력이 없을 때, 법정대리인이나 가족 등이 본인을 대신해 연구 참여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쉽게 풀면

응급실에 의식을 잃은 환자가 실려 왔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환자가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는 임상시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본인은 지금 동의 여부를 말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럴 때 배우자나 자녀 같은 법정대리인이 환자를 대신해 "참여시키겠다" 혹은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데, 이것이 대리동의입니다. 치매, 중증 정신질환, 의식불명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연구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왜 중요한가

대리동의는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연구에서 완전히 배제할 경우 그들에게 도움이 될 치료법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연구윤리와 임상시험 방법론 논문에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응급의학, 노인의학, 정신의학처럼 판단능력이 저하된 대상자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대리동의 절차의 타당성 자체가 연구 설계의 윤리적 정당성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법정대리인의 대리동의를 받아 연구에 등록하였으며, 환자의 의식이 회복된 이후에는 본인에게 재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 문장은 대리동의로 연구를 시작했더라도, 본인이 판단 가능한 상태가 되면 다시 한번 본인의 의사를 확인했다는 뜻으로, 참여자의 권리를 이중으로 보호한 것입니다.

"중증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는 가족 보호자의 대리동의와 함께, 가능한 범위에서 환자 본인의 동의 의사(assent)도 함께 확인하였다."

노인의학·정신의학 연구에서는 대리동의를 받더라도 본인이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사를 함께 확인하는 절차를 병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소아 참여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대리동의를 기본으로 하되, 연령과 인지 수준에 따라 아동 본인의 동의(assent) 절차를 추가로 마련하였다."

소아청소년 대상 연구에서는 부모의 대리동의와 아동 본인의 의사 표현을 함께 요구하는 이중 구조가 흔히 논의된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대리동의를 논의할 때는 흔히 대리인이 대상자 본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를 추정하는 '대체판단 기준'과, 대상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최선이익 기준'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함께 언급됩니다. 또한 완전한 동의 능력은 없지만 자신의 의사를 어느 정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자에게는 별도로 동의 의사(assent)를 구하는 절차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는 대리동의가 허용되는 연구 범위와 위험 수준을 심사 단계에서 별도로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의할 점

대리동의는 본인의 사전동의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예외적 절차입니다. 많은 윤리지침에서는 대상자가 회복되거나 판단능력을 되찾으면 가능한 한 빨리 본인의 사전동의를 다시 받도록 권고합니다. 미리 폭넓은 활용에 동의를 받아두는 포괄적 동의와는 별개의 개념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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