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적 저축 (Precautionary Saving)

소비자학
한 줄 정의: 미래의 소득이나 지출이 불확실할 때 가계가 현재 소비를 줄이고 여유 자금을 평소보다 더 쌓아 두는 저축 행동을 가리키는 개념입니다.

쉽게 풀면

다음 달 수입이 얼마일지 확실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이 들어오는 직장인이 있다고 해 봅시다. 소득의 평균이 같아도 앞의 사람이 통장에 더 많은 돈을 남겨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조금 더 모아 두자'는 마음에서 비롯된 저축을 예비적 저축이라고 합니다. 우산을 쓸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비 올 확률이 높다는 예보를 들으면 가방에 챙겨 넣는 것과 같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챙기는 우산은 커지고, 그만큼 오늘의 소비는 줄어듭니다.

왜 중요한가

예비적 저축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경기 침체기의 소비 부진이나 재난 상황의 소비 급감을 해석하는 데 쓰입니다. 가계재무 연구에서는 비상자금충족도재무취약성을 판단하는 이론적 근거로 활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소득 변동성이 큰 가구일수록 순금융자산 보유 비율이 높게 나타나 예비적 저축 동기가 확인되었다"

소득의 분산을 불확실성 지표로 삼아 자산 보유와 연결함으로써 예비적 저축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설계입니다. 가계재무 실증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접근에 해당합니다.

"고용 불안 인식을 대리변수로 사용하여 예비적 저축 동기의 크기를 추정하였다"

불확실성은 직접 관측하기 어려워 주관적 인식이나 소득 분산 지표로 대신 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대리변수 선택이 추정 결과를 좌우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공적 의료보장이 확대된 이후 해당 집단의 저축률이 감소하여 예비적 저축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되었다"

사회안전망이 위험을 흡수하면 가계가 스스로 쌓아 두던 여유분을 줄인다는 뜻으로, 정책 변화를 자연실험처럼 활용해 저축 동기를 확인한 사례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예비적 저축은 한계효용이 볼록하다는 조건, 즉 효용함수의 3차 도함수가 양수인 신중성 성질에서 도출됩니다. 소득 위험이 커지면 미래 한계효용의 기댓값이 높아지므로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편이 최적이 됩니다. 불확실성을 평균값으로 대체하는 확실성등가 가정 아래에서는 이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에, 예비적 저축은 항상소득가설의 단순한 형태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차입제약을 결합하면 가계가 일정 수준의 목표 자산을 유지하려 한다는 완충재고 저축 모형으로 이어지며, 이는 저소득 가구의 소비가 당기 소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주의할 점

예비적 저축을 노후 대비나 목돈 마련 같은 목적성 저축과 혼동하면 안 됩니다. 예비적 저축은 특정 시점의 목표가 있는 적립이 아니라 위험 자체에 반응해 늘어나는 여유분입니다. 또한 저축액이 많다고 곧바로 예비적 동기가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소득 수준과 차입 가능성을 함께 통제해야 동기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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