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묶음 (Order Batching)
쉽게 풀면
여러 사람의 장보기 목록을 각각 따로 들고 마트를 세 번 도는 것보다, 목록을 하나로 합쳐 한 번에 도는 편이 훨씬 덜 걷습니다. 창고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주문 하나하나를 따로 처리하면 작업자는 같은 통로를 몇 번씩 왕복하게 되지만, 서로 가까운 위치의 품목을 요구하는 주문들을 묶어 한 번에 돌면 이동거리가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카트에 실을 수 있는 용량이 정해져 있고, 묶은 뒤에는 가져온 물건을 주문별로 다시 나누는 작업이 생깁니다. 그래서 어떤 주문끼리 묶을 것인가가 그 자체로 풀어야 할 최적화 문제가 됩니다.
왜 중요한가
사람이 직접 피킹하는 창고에서는 작업시간의 상당 부분이 걷는 데 쓰이므로, 묶음 구성 방식이 인건비와 처리 능력을 좌우합니다. 주문 수가 조금만 많아져도 가능한 묶음 조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산난해 문제여서, 근접성 척도와 휴리스틱 설계가 창고 운영 연구의 핵심 주제로 다뤄집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두 주문을 합쳤을 때 줄어드는 이동거리를 절감액으로 계산해 큰 순서대로 묶는 방식이, 들어온 순서대로 채우는 단순 방식보다 우수했다는 뜻입니다.
묶음이 커지면 동선 효율은 좋아지지만 먼저 도착한 주문이 나머지가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두 지표 사이에 상충관계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
주문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환경에서 언제 묶음을 마감해 내보낼지까지 결정하는 정책을, 미리 모아 두고 한 번에 묶는 방식과 견주었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묶음 구성은 크게 두 갈래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씨앗 주문을 먼저 고르고 그와 가까운 주문을 채워 넣는 씨앗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 쌍을 합칠 때의 거리 절감액을 계산해 큰 것부터 병합하는 절감액 방식입니다. 두 방식 모두 주문 사이의 근접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성능이 좌우되며, 통로를 지그재그로 훑는 방식이나 가장 넓은 빈 구간을 건너뛰는 방식 같은 통로 주행 정책과 맞물려 결과가 달라집니다. 최근에는 묶음 구성과 피커 배정, 주행 경로를 통합해 푸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주의할 점
이동거리만 목적함수로 삼으면 묶음이 지나치게 커져 주문 리드타임과 분류 작업 부담이 늘어납니다. 또한 어떤 품목을 어느 선반에 둘지 정하는 창고슬로팅과는 다른 문제이며, 슬로팅이 바뀌면 최적 묶음도 함께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