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외 사용 (Off-label Use)
쉽게 풀면
어떤 두통약이 원래는 '성인의 편두통 치료'로만 허가를 받았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의사가 임상 경험과 다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 약이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처방한다면 이것이 바로 허가 외 사용입니다.
약이 불법이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 용도로 정식 허가 절차(대규모 임상시험과 심사)를 거치지 않았을 뿐입니다. 특히 소아나 희귀질환처럼 임상시험 자체가 어려운 환자군에서는 이미 다른 용도로 안전성이 확인된 약을 허가 외로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왜 중요한가
허가 외 사용은 실제 임상 현장의 처방 관행과 규제 승인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의약품 안전성 연구와 보건정책 논문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특히 소아, 임산부, 희귀질환 환자처럼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한 집단에서 허가 외 처방의 실태와 위험을 파악하는 것은 약물감시 체계를 설계하고 진료지침을 개선하는 데 핵심 근거가 됩니다.
또한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연구에서도 허가 외 사용 사례가 후속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정리
- 의약품은 규제기관이 심사해 승인한 허가사항(적응증, 용법·용량, 대상 연령, 투여 경로)을 갖습니다. 허가 외 사용은 이 범위를 벗어난 사용을 가리키는 서술적 용어입니다.
- 벗어나는 방향은 적응증 밖, 연령 밖(예: 소아), 용량·기간 밖, 투여 경로 밖 등으로 나뉘며, 연구마다 어디까지를 포함하는지가 달라 보고되는 비율도 달라집니다.
- 허가가 없는 약(미허가 의약품)을 쓰는 것, 임상시험 중인 약을 허가 전에 쓰게 하는 제도(국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해외의 확대접근)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 허가는 약이 어떤 용도로 심사를 통과했는가의 문제이고, 근거의 강도는 별개입니다. 허가 외 사용 중에도 진료지침이나 무작위 임상시험이 뒷받침하는 경우가 있고, 근거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시로 보기
미국 외래 진료 자료를 분석한 Radley 외(2006)는 많이 처방되는 약 160종의 처방 중 약 21%가 허가 외 사용이었고, 그 가운데 상당수(약 73%)는 과학적 근거가 적거나 없다고 평가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소아에서의 허가 외 사용이 흔하다는 점은 Pandolfini와 Bonati(2005)의 문헌 고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근거 수준에 따라 이상반응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Eguale 외(2016)가 다루었습니다.
가상의 예. 어느 병원의 처방 200건을 검토해 46건이 허가 범위 밖이었다면 비율은 46/200 = 23%입니다. 이 숫자는 ‘허가 외’의 기준을 적응증으로만 정했는지, 연령과 용량까지 포함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의를 함께 적어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급여 여부는 허가와 별도 제도에서 결정됩니다. 허가 외 사용이 곧 급여 제외나 급여 인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오해 | 바로잡기 |
|---|---|
| 허가 외 사용은 불법이다. | 허가사항은 제조·판매 허가의 범위를 정할 뿐이며, 허가 외 사용이 곧 불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적법성은 국가별 법령과 진료 맥락에서 따로 판단합니다. |
| 허가 외 사용은 근거가 없다는 뜻이다. | 근거는 허가와 별개로 평가합니다. 허가 외 사용도 근거 수준이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넓게 분포합니다(Radley 외, 2006). |
| 허가 외 사용 = 미허가 약. | 허가된 약을 허가된 범위 밖에서 쓰는 것과, 애초에 허가를 받지 않은 약을 쓰는 것은 다른 범주입니다. |
| 한 나라에서 허가 외이면 어디서나 허가 외이다. | 허가 범위는 국가·규제기관마다 달라, 같은 사용이 한 곳에서는 허가 내이고 다른 곳에서는 허가 외일 수 있습니다. |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이 용어를 직접 쓴 국내 논문 문장을 아직 수집하지 못했습니다. 수집되는 대로 출처와 함께 싣겠습니다.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어린이 환자에게 나간 처방 3건 중 1건 이상이, 원래 그 약이 허가받은 대상(주로 성인)과 다른 조건으로 사용되었다는 뜻입니다. 소아·임산부 등은 임상시험에 참여시키기 어려워 허가 자료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런 처방 실태를 파악하는 것은 의약품 안전 관리와 약물감시 정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근거로 쓰입니다.
하나의 약물이 원래 승인된 질환을 넘어 여러 다른 정신과적 질환에서도 처방되고 있음을 조사한 문헌으로, 정신의학 분야에서 허가 외 사용이 특히 흔하게 보고되는 양상을 보여줍니다.
항암제처럼 개별 환자의 상태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는 허가받은 적응증 밖의 처방이 드물지 않으며, 이런 처방이 나름의 임상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를 검토한 연구임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허가 외 사용은 크게 적응증(질환) 외, 연령 외, 용량·용법 외, 투여경로 외 사용 등으로 세분화되며, 연구마다 이 범주를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보고되는 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수준을 평가할 때는 해당 처방이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 기반한 것인지, 사례보고나 전문가 의견 수준에 그치는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근거중심의학의 근거 등급 체계와 연결됩니다.
최근에는 전자의무기록이나 청구자료 등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를 활용해 허가 외 처방의 실태와 안전성을 대규모로 분석하는 연구도 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
허가 외 사용은 '불법 처방'이나 '검증되지 않은 처방'과 동의어가 아닙니다. 많은 허가 외 처방은 다른 나라의 임상시험 자료나 의학회 진료지침 등 근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근거중심의학의 틀 안에서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다만 근거 수준이 정식 허가 사례보다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허가 외 처방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한 연구인지 아닌지 구분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허가’를 둘러싼 비슷한 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용어 | 무엇인가 |
|---|---|
| 허가 외 사용 | 허가된 약을 허가사항 밖의 용도·대상·용량으로 사용 |
| 미허가 의약품 | 해당 국가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약(수입·조제 등) |
| 치료목적 사용(확대접근) | 임상시험 중인 약을 시험 밖 환자에게 쓰도록 하는 제도 |
| 임상시험 | 허가 여부를 평가하려고 계획된 연구 |
참고 문헌
- Radley, D. C., Finkelstein, S. N., & Stafford, R. S. (2006). Off-label prescribing among office-based physicians.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166(9), 1021–1026.
- Pandolfini, C., & Bonati, M. (2005). A literature review on off-label drug use in children. European Journal of Pediatrics, 164(9), 552–558.
- Eguale, T., Buckeridge, D. L., Verma, A., et al. (2016). Association of off-label drug use and adverse drug events in an adult population. JAMA Internal Medicine, 176(1), 55–63.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