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환 (Multimorbidity)
쉽게 풀면
병원 진료는 보통 "주된 질환 하나 + 그 외 딸린 질환들"이라는 틀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암 환자가 당뇨병도 함께 앓고 있다면, 암이 주(主), 당뇨병은 부(副)로 취급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65세 이상 환자 중 상당수는 고혈압, 관절염, 우울증, 만성폐질환 등을 동시에 겪으면서도 어느 것 하나가 특별히 "주된" 질환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다중이환은 이렇게 여러 만성질환이 뒤섞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태 자체를 하나의 주된 임상 문제로 보자는 관점입니다.
질환 하나하나를 따로 치료하기보다, 환자 전체의 삶의 질과 기능을 중심에 놓고 접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왜 중요한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지닌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다중이환은 노인의학, 1차의료, 보건정책, 의료경제학 등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뤄집니다. 단일 질환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진료지침이나 의료전달체계가 여러 질환을 함께 겪는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있어, 진료 모형 개선이나 의료비 부담 연구와도 자주 연결됩니다.
핵심 정리
- 다중이환은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함께 가진 상태를 가리킵니다. 정의에 따라 ‘2개 이상’ 외에 ‘3개 이상’을 쓰는 연구도 있어 세는 방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 어느 질환이 ‘주된 질환’인지 정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한 가지 중심 질환(index disease)을 두고 거기에 딸린 질환을 보는 동반질환과 다릅니다(Feinstein, 1970; Valderas 외, 2009).
- 역학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스코틀랜드 1차 의료 자료를 분석한 연구는 다중이환을 가진 사람의 절대 수가 65세 이상보다 65세 미만에서 더 많았다고 보고했습니다(Barnett 외, 2012). 이는 ‘노인의 문제’만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 또한 가난한 지역에서 더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경향이 보고되었습니다(Barnett 외, 2012).
예시로 보기
가상의 예. 65세 환자가 고혈압, 제2형 당뇨병, 골관절염, 우울증을 함께 가집니다.
- 동반질환 관점: 지금 진료 중인 이유가 당뇨병이라면 나머지 셋은 ‘당뇨병의 동반질환’입니다.
- 다중이환 관점: 네 질환 모두를 한 사람의 부담으로 같이 봅니다. 진료 지침이 질환마다 따로 만들어져 있어 이를 모두 따르면 약이 많아지는 문제(다약제 복용, 다약제복용)와 서로 충돌하는 권고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다중이환 연구의 문제의식입니다.
- 같은 질환 수라도 어떤 질환이냐에 따라 기능 저하와 의료 이용이 다르므로, 연구에서는 단순 개수 외에 가중치를 둔 지수도 씁니다.
자주 하는 오해
- “다중이환 = 노쇠”: 노쇠(frailty)는 예비 능력 감소 상태이고 다중이환은 질환의 개수입니다. 서로 겹치지만 같지 않으며 다중이환이 없어도 노쇠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 “질환 개수가 많으면 더 위험하다”: 개수가 늘수록 대체로 위험이 커지는 경향이 보고되지만, 어떤 조합인지와 중증도가 개수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 “동반질환과 같은 말이다”: 논문에서 혼용되기도 하지만, 중심 질환이 있는지가 개념상의 차이입니다.
- “만성질환만 센다”: 연구마다 포함하는 질환 목록(예: 정신 질환, 통증 포함 여부)이 다릅니다. 유병률을 비교할 때 목록이 같은지 먼저 확인하세요(Skou 외, 2022).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이 용어를 직접 쓴 국내 논문 문장을 아직 수집하지 못했습니다. 수집되는 대로 출처와 함께 싣겠습니다.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이 문장은 대부분의 임상진료지침이 "질환 하나"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실제 환자 다수는 여러 질환을 동시에 겪고 있어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노인의학, 1차의료, 보건정책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이 문장은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들이 의료 이용량과 비용 면에서도 더 큰 부담을 지닌다는 점을, 보건경제학적 관점에서 정량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 문장은 여러 질환을 개별적으로 따로 관리하는 대신,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를 평가한 중재 연구의 결과를 나타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다중이환을 정량화할 때는 단순히 질환의 개수만 세는 방식 외에, 각 질환의 중증도나 상호작용을 가중치로 반영하는 지수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서로 다른 질환들이 우연히 함께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공통된 위험요인이나 병태생리적 경로를 공유해 함께 발생하는 경향(질환 군집, disease clustering)이 있는지도 연구 관심사입니다.
다중이환 연구는 흔히 환자 보고 결과(삶의 질, 기능 상태)나 의료 이용 지표(입원, 응급실 방문, 의료비)를 함께 평가해, 질환 개수 자체보다 환자에게 미치는 실질적 부담을 파악하려 합니다.
주의할 점
동반질환은 흔히 특정한 "주된 질환"을 기준으로 그에 딸린 다른 질환을 가리키는 반면, 다중이환은 여러 질환들 사이에 우열을 두지 않고 전체를 동등한 문제로 다룬다는 점에서 강조점이 다릅니다. 두 용어가 논문에서 혼용되기도 하지만, 다중이환은 특히 노인의학과 1차의료 분야에서 환자 중심 진료를 강조할 때 더 자주 쓰입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여러 질환을 함께 다루는 용어들입니다.
| 용어 | 기준 | 강조점 |
|---|---|---|
| 다중이환 | 만성질환 2개 이상(중심 질환 없음) | 환자 전체의 부담 |
| 동반질환 | 중심 질환에 딸린 다른 질환 | 중심 질환의 경과·치료에 미치는 영향 |
| 노쇠 | 예비 능력 감소 상태 |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 |
| 다약제복용 |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보통 5개 이상 등으로 정의) | 약 개수와 약물 상호작용 |
참고 문헌
- Feinstein, A. R. (1970). The pre-therapeutic classification of co-morbidity in chronic disease. Journal of Chronic Diseases, 23(7), 455–468.
- Valderas, J. M., Starfield, B., Sibbald, B., Salisbury, C., & Roland, M. (2009). Defining comorbidity: Implications for understanding health and health services. Annals of Family Medicine, 7(4), 357–363.
- Barnett, K., Mercer, S. W., Norbury, M., Watt, G., Wyke, S., & Guthrie, B. (2012). Epidemiology of multimorbidity and implications for health care, research, and medical education: A cross-sectional study. The Lancet, 380, 37–43.
- Skou, S. T., Mair, F. S., Fortin, M., et al. (2022). Multimorbidity. Nature Reviews Disease Primers, 8,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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