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널리티 (Liminality)
쉽게 풀면
성인식을 앞두고 마을 밖 숲에 격리되어 있는 청소년처럼, 이전의 지위(아이)도 아니고 아직 새로운 지위(어른)도 아닌 애매한 '경계' 상태를 가리킵니다. 터너는 이 리미널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일상의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서로 평등하고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특별한 공동체 의식을 경험한다고 보았고, 이를 '코뮤니타스'라고 불렀습니다. 이 개념은 이후 축제, 여행, 사회 변혁기처럼 기존 질서가 일시적으로 유예되는 다양한 상황을 분석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리미널리티는 원래 통과의례를 연구하던 인류학에서 나왔지만, 이후 사회 변동·이주·정체성 형성처럼 '이전 상태를 떠났지만 아직 새 상태에 이르지 않은' 경계적 국면을 설명하는 데 폭넓게 응용되면서 사회과학 전반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급격한 사회 변화나 위기 상황을 분석할 때 사람들이 겪는 불확실성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연대나 창조적 가능성을 함께 포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의 논문에서 이론적 렌즈로 차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기존 질서와 새로운 질서 사이의 경계적이고 불확실한 상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주 연구에서는 리미널리티가 두 사회 사이에 낀 이주자의 애매한 정체성과 소속감 문제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쓰인다는 예시이다.
생애사 연구에서는 은퇴처럼 개인의 정체성이 바뀌는 전환기를 리미널리티 개념으로 분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빅터 터너는 리미널리티를 통과의례의 세 단계, 즉 분리(separation)-전이(transition, 리미널 단계)-재통합(reincorporation) 중 가운데 단계로 설명했으며, 이 리미널 단계에서 경험되는 평등하고 위계 없는 유대감을 '코뮤니타스(communitas)'라는 별도의 개념으로 정리했습니다. 이후 연구자들은 리미널리티가 통과의례처럼 명확히 끝나는 일시적 상태뿐 아니라, 뚜렷한 재통합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영구적 리미널리티' 같은 변형된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해왔습니다.
주의할 점
리미널리티는 단순히 '불안정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규범이 일시 정지되면서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성이 열리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개념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