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라캉) (The Gaze (Lacan))

미술사·미학
한 줄 정의: 보는 주체가 오히려 대상 세계로부터 응시당하고 있다는 전도된 시각 관계를 통해, 주체와 이미지 사이의 근본적 결여를 드러내는 정신분석적 개념.

쉽게 풀면

우리가 그림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림이 우리를 마주 바라보고 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 즉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관계가 뒤집히는 경험을 말해요. 예컨대 초상화 속 인물의 눈이 관람자를 마주 응시하는 것처럼 느껴져 오히려 관람자 자신이 보여지고 있다는 불편한 느낌을 받을 때, 라캉의 응시 개념이 작동하는 순간이다.

왜 중요한가

라캉이 『세미나 11』(1964)에서 전개한 응시는 주체가 보는 시선이 아니라 주체가 대상 쪽에서 '보여지고 있다'고 느끼는 지점으로, 홀바인의 「대사들」의 해골 분석을 통해 시각장에 내재한 결여와 욕망의 구조를 드러냈습니다. 멀비의 남성적 시선과 장치이론이 이를 원용했고, 크라우스·핼 포스터의 『옵티컬 언컨셔스』와 『실재의 귀환』, 조앤 콥젝의 멀비 비판 등 1980~90년대 시각문화 이론의 중심 개념이 되었습니다. 초현실주의 사진과 사르트르의 시선 이론과의 비교도 표준 논의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Jacques Lacan, 『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 개념』(1973)

라캉은 홀바인의 《대사들》 속 왜상(anamorphosis)을 예로 들어, 응시가 주체의 시각적 지배를 벗어나는 대상 자체의 힘임을 설명했다.

"주체가 대상을 바라본다고 여기는 순간에도 실은 대상 쪽에서 주체를 바라보는 응시가 작동한다고 설명된다."

이 문장은 응시 개념이 보는 주체와 보이는 대상의 위치를 단순한 시각 관계로 환원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라캉의 응시(regard)와 멀비의 시선(gaze)은 영어로 같은 단어이지만 구조가 다릅니다. 멀비의 시선은 남성 주체가 여성을 대상화하는 능동적 시선이고, 라캉의 응시는 주체를 탈중심화하는 대상 쪽의 지점으로 오히려 주체의 무력함을 드러냅니다. 콥젝은 바로 이 차이를 들어 영화 이론이 라캉을 오독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사들」 분석의 왜상(anamorphosis)은 응시의 은유이지 그 자체가 응시는 아니며, 「세미나 11」의 응시론은 메를로퐁티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응답으로 읽어야 합니다. 라캉은 응시를 눈(주체의 지각 기관)과 구분되는 대상 a의 한 형태로 규정해, 시각장에서 주체가 결코 완전히 장악할 수 없는 결여의 지점이 응시라고 설명했다.

주의할 점

라캉의 응시는 단순한 '시선을 준다'는 뜻이 아니라, 주체를 대상화하는 상징계적 구조의 작용을 가리키는 정신분석적 개념이다.

응시를 특정 인물이나 카메라의 실제 눈길로 좁혀 이해하면, 라캉이 말한 시각장 자체에 구조적으로 내재하는 결여라는 논점을 놓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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