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그램 (Engram)

뇌과학·신경과학
한 줄 정의: 엔그램은 특정 기억이 형성될 때 활성화되고 물리적·화학적으로 변화하는 신경세포 집단을 가리키며, 기억이 뇌 속에 실제로 저장되는 물리적 흔적을 뜻합니다.

쉽게 풀면

컴퓨터 파일을 저장하면 하드디스크의 특정 위치에 데이터가 기록되죠. 기억도 이와 비슷하게 뇌 속 특정 뉴런 무리의 연결 패턴 변화로 "저장"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 함께 활성화된 뉴런들의 그룹이 서로의 연결을 강화하며 하나의 기억 흔적, 즉 엔그램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왜 중요한가

엔그램 개념은 기억이 뇌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려는 신경과학의 오랜 목표와 직결되어 있어, 학습과 기억 연구 전반의 이론적 토대가 됩니다. 특정 엔그램을 표지하고 조작하는 실험은 기억 형성·인출·소거의 메커니즘을 세포 수준에서 검증할 수 있게 해주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나 알츠하이머병처럼 기억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질환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엔그램은 기초 신경과학뿐 아니라 정신의학·인지과학 연구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개념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광유전학 기법으로 해마의 특정 엔그램 세포(engram cell)를 인위적으로 재활성화하자, 쥐는 이전 학습 경험을 재현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 문장은 연구자들이 빛으로 특정 뉴런만 선택적으로 켤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예전 기억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뉴런 집단을 인위적으로 다시 활성화시켰더니 그 기억과 관련된 행동이 재현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설명합니다.

"공포 조건화 이후 형성된 엔그램의 시냅스 강도를 인위적으로 약화시키자 관련 공포 반응이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기억 소거 기전 연구에서 엔그램을 직접 조작해 행동 변화를 유도한 예문이다.

"수면 중 해마의 엔그램 세포가 학습 당시와 유사한 활동 패턴으로 재현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기억 공고화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수면과 기억 공고화 연구에서 엔그램의 재활성화 패턴을 다룬 예문이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엔그램은 단순히 어떤 뉴런이 활성화되었는지뿐 아니라, 그 뉴런들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는 장기강화(long-term potentiation) 같은 분자적 변화를 동반한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하나의 엔그램이 형성 직후에는 불안정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여러 뇌 영역에 걸쳐 재배치되고 안정화되는 과정, 즉 기억 공고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으며, 즉시초기유전자 발현을 이용한 세포 표지 기법이 이러한 변화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쓰입니다.

주의할 점

엔그램은 단일 뉴런이 아니라 분산된 신경세포 집단(ensemble)으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광유전학 기술의 발전으로 특정 엔그램 세포를 표지하고 조작하는 것이 실험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최근 기억 연구에서 매우 활발히 다뤄지는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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