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소화 (Emulsification Extinguishment)

소방방재학
한 줄 정의: 중질유처럼 점도가 높은 비수용성 액체 화재에 물을 강한 압력으로 분무하여 기름 표면에 물과 기름의 유화층(에멀션)을 형성함으로써 가연성 증기 발생을 차단해 소화하는 작용을 말합니다.

쉽게 풀면

기름 화재에 물을 뿌리면 보통 기름이 튀어 위험합니다. 그런데 벙커C유나 윤활유처럼 걸쭉한 기름에 물을 아주 잘게 쪼개서 세게 뿌리면, 기름 표면에 마요네즈처럼 물과 기름이 섞인 막이 생깁니다. 이 막은 기름이 증발하는 것을 막고 불이 타는 데 필요한 증기 공급을 끊어 버립니다. 이것이 유화소화입니다. 냉각·질식·억제·제거라는 네 가지 기본 소화 원리와는 구별되는 보조 소화작용으로 분류됩니다.

왜 중요한가

소화이론에서 물의 작용은 대개 냉각으로만 설명되지만, 물분무설비가 B급 중질유 화재에 적용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유화작용입니다. 변압기 절연유, 윤활유 저장실, 보일러실 같은 곳에 물분무소화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으며, 약제 선정과 설비 설계 시 소화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해야 올바른 대상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인화점 80℃ 이상의 중질유 화재에서 물분무헤드의 방사압력을 0.35 MPa 이상으로 유지하자 표면 유화층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40초 이내에 소화되었다."

유화소화가 성립하는 압력 조건을 실험으로 제시한 예문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물분무의 소화 기여를 냉각, 질식(수증기 희석), 유화의 세 가지 작용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열수지 기여율을 산정하였다."

물분무의 복합 소화작용 중 하나로 유화작용을 분석한 예문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유화소화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가연성 액체의 점도가 높고 인화점이 비교적 높아야 합니다. 휘발유나 등유처럼 점도가 낮고 인화점이 낮은 액체는 에멀션이 유지되지 않고 곧바로 분리되며, 물이 기름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끓어올라 슬롭오버를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물입자가 표면에 충분한 운동량으로 충돌해야 기계적으로 유화층이 만들어지므로 일반 주수가 아닌 고압 분무가 필요합니다. 유화작용은 질식(증기 차단)과 냉각(증발 잠열)이 복합된 결과로 설명되며, 한국의 소방설비 교과서에서는 '희석소화'와 함께 보조 소화작용으로 묶어 다룹니다.

주의할 점

유화소화는 모든 유류 화재에 통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경질유(휘발유, 등유 등)에는 적용할 수 없고 오히려 화재를 확대시킵니다. 또한 비수용성 액체에 해당하는 개념이므로, 알코올류 같은 수용성 액체에 물을 뿌려 농도를 낮추는 '희석소화'와 혼동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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