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El Niño)
쉽게 풀면
평소 태평양에서는 무역풍이 따뜻한 표층 바닷물을 서쪽(인도네시아 방향)으로 밀어내고, 그 빈자리를 동쪽 남미 연안의 차가운 심층수가 채웁니다. 그런데 몇 년에 한 번씩 이 무역풍이 약해지면, 따뜻한 물이 서쪽으로 밀려가지 못하고 동태평양에 그대로 머물면서 바다 표면 온도가 크게 오릅니다. 이것이 바로 엘니뇨입니다. 이 변화는 태평양 주변뿐 아니라 전 세계 강수량과 기온 패턴까지 바꿔, 어떤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어떤 지역은 폭우와 홍수를 겪게 만듭니다. 반대로 무역풍이 평소보다 강해져 동태평양이 비정상적으로 차가워지는 현상은 라니냐라고 부릅니다.
왜 중요한가
엘니뇨는 태평양 한 지역의 해수온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전 지구 대기순환을 재배열하기 때문에, 기후학뿐 아니라 농업, 수산업, 재해연구, 생태학 등 여러 분야 논문에서 배경 변수로 다루어집니다. 특정 시기의 이상기후, 흉작, 산호 백화, 어획량 변동 등을 설명할 때 엘니뇨-남방진동(ENSO) 상태를 통제 변수나 원인 변수로 포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기후변화가 엘니뇨의 빈도나 강도를 바꾸는지에 대한 논쟁은 그 자체로 활발한 연구 주제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문장은 엘니뇨로 인한 급격한 수온 상승이 산호가 공생 조류를 방출하며 색을 잃는 백화 현상을 일으켰다는 뜻입니다.
농업경제 및 식량안보 연구에서는 엘니뇨가 특정 지역의 가뭄이나 흉작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생산량 예측이나 정책 대응의 근거로 활용된다.
수산자원학에서는 엘니뇨로 인한 용승 약화와 영양염 공급 감소가 어종의 개체수 변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룬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엘니뇨는 단독 현상이 아니라 라니냐와 함께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는 대기압 진동과 결합된 엘니뇨-남방진동(ENSO)이라는 하나의 순환 체계로 이해되며, 타히티와 다윈의 해면기압 차이로 정의되는 남방진동지수(SOI)나 특정 해역의 해수면 온도 편차로 정의되는 니뇨 지수(Niño 3.4 등)를 통해 그 강도를 정량화합니다. 대기와 해양이 서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비에르크네스 피드백(Bjerknes feedback)이 엘니뇨 발달의 핵심 메커니즘으로 꼽히며, 이 순환은 대체로 몇 년 주기로 나타나지만 매번 강도와 지속 기간이 달라 예측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의할 점
엘니뇨는 지구온난화 자체와는 다른, 원래부터 수년 주기로 반복돼 온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저 해수온 상승과 엘니뇨가 겹치면서 폭염이나 가뭄 같은 극한 기후가 더 심해진다는 우려가 있으며, 이는 탄소순환 교란과도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