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평면영상 (Echo-Planar Imaging)
쉽게 풀면
보통 MRI는 한 번 신호를 깨운 뒤 데이터를 한 줄만 읽고, 다시 깨워 다음 줄을 읽는 식으로 수백 번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몇 분이 걸립니다. 에코평면영상은 한 번 깨운 신호가 사라지기 전에 경사자장의 방향을 아주 빠르게 뒤집어 가며 데이터를 지그재그로 훑어 한 장을 통째로 읽습니다. 종이에 펜을 떼지 않고 위아래로 왕복하며 전체를 칠하는 것과 같습니다. 덕분에 한 단면을 수십 밀리초 만에 얻어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있어도 흔들림이 거의 없고, 뇌 활동처럼 초 단위로 변하는 현상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왜 중요한가
물 분자의 확산은 매우 미세한 움직임이라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신호가 망가지는데, 에코평면영상이 이를 순간적으로 붙잡아 주기 때문에 급성 뇌경색 진단에 쓰이는 확산강조영상이 임상에서 성립할 수 있었습니다. 혈중산소농도 의존 신호 변화를 반복 관찰하는 기능적MRI 역시 이 기법의 속도에 의존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한 번의 여기로 단면을 획득하는 방식이 확산강조영상의 표준임을 보여 주며, 두 영상의 신호가 반대인 것이 급성기 경색의 특징입니다.
에코평면영상은 공기와 조직 경계에서 영상이 늘어나거나 찌그러지므로, 위상부호화를 뒤집은 영상으로 왜곡을 되돌리는 보정을 했다는 뜻입니다.
k공간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읽어 한 번에 읽는 시간을 짧게 만들면 왜곡과 흐려짐이 줄어든다는 원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에코평면영상의 약점은 모두 긴 판독 시간에서 나옵니다. 위상부호화 방향의 유효 대역폭이 좁아 자화율 차이가 곧바로 기하학적 왜곡으로 나타나고, T2 감쇠가 판독 중 진행되어 영상이 흐려지며, 왕복 궤적의 홀수 줄과 짝수 줄 사이 불일치가 화면 절반이 어긋난 유령 인공물을 만듭니다. 대응책으로 병렬영상기법으로 에코열을 줄이거나, 여러 번 나눠 읽는 다중여기 방식, 나선형 궤적을 쓰기도 합니다. 또한 경사자장을 급격히 전환하므로 소음이 크고 말초신경 자극 한계가 성능 상한을 정합니다.
주의할 점
빠른 촬영이 곧 고화질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에코평면영상은 공간해상도와 왜곡 면에서 일반 스핀에코 영상보다 불리하므로 해부학적 세부 평가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 금속아티팩트에 특히 취약해 임플란트가 있는 환자에서는 판독이 크게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