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억제 (disinhibition)

뇌과학·신경과학
한 줄 정의: 억제성 뉴런이나 세포가 억제를 받아 그 활동이 줄어들면, 그것이 억누르고 있던 대상이 오히려 활발해지는 현상입니다.

쉽게 풀면

A가 B를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A를 억제하면 B는 풀려나 활동이 늘어납니다. 이것이 탈억제이며, "브레이크를 밟고 있던 발을 떼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액셀을 밟지 않았는데도 차가 빨라지는 것처럼, 겉으로는 무언가가 더 활발해졌지만 실제로는 억제가 풀린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뇌에서 GABA성 뉴런이 다른 GABA성 뉴런을 억제하는 회로가 흔히 이런 탈억제 구조를 이룹니다.

왜 중요한가

탈억제는 억제성 회로 자체가 흥분성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원리이기 때문에 신경회로 구조 연구, 정신질환의 신경생물학, 감각·운동 정보처리 연구에서 두루 다뤄집니다. 불안, 공격성, 사회적 행동과 관련된 편도체·전전두피질 회로 연구, 그리고 감각 피질에서의 신호 대비 강화(contrast enhancement) 메커니즘을 설명할 때도 자주 등장합니다. 단순히 흥분과 억제의 이분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뇌 회로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NG2 교세포의 GABA 방출이 줄어들자 인근 GABA성 뉴런이 탈억제되어 활동이 증가하였다."

NG2 교세포가 GABA성 뉴런에 걸어두던 억제의 브레이크가 약해지면서, 그 뉴런 자신의 활동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이때 "GABA 뉴런이 활발해졌다"는 것이 "뇌 전체가 억제됐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전전두피질에서 억제성 중간뉴런 간 연결이 약화되며 발생한 탈억제가 사회적 행동 결핍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동물모델 연구에서 억제성 회로의 이상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시각피질에서 표적 자극 주변의 억제 뉴런이 억제되면서 나타나는 탈억제가 방향 선택성 반응의 대비를 높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감각 정보처리에서 탈억제가 신호 대 잡음비를 개선하는 역할을 논하는 시각신경과학 문헌의 표현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탈억제 회로는 흔히 억제성 뉴런이 다른 억제성 뉴런을 표적으로 삼는 구조로 이루어지며, 대표적으로 VIP(vasoactive intestinal peptide) 발현 중간뉴런이 SOM(somatostatin) 또는 PV(parvalbumin) 발현 중간뉴런을 억제해 그 하위 흥분성 뉴런을 풀어주는 회로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회로는 광유전학(optogenetics)이나 화학유전학(chemogenetics) 기법으로 특정 세포 유형을 선택적으로 조작하며 검증되는 경우가 많고, 단순 활동 증가만으로는 탈억제인지 직접적 흥분인지 구분되지 않으므로 회로 연결성 분석이 함께 요구됩니다.

주의할 점

탈억제로 활발해진 세포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예: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활동 증가와 그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을 분리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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