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M 패러다임 (Deese-Roediger-McDermott paradigm)
쉽게 풀면
'침대, 휴식, 깨다, 꿈, 밤' 같은 단어를 죽 들려준 뒤 무엇을 들었는지 물으면, 많은 사람이 실제로는 나오지 않았던 '잠'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확신에 차서 보고합니다. 목록의 단어들이 모두 한 개념을 가리키기 때문에 그 중심 단어가 저절로 활성화되어 마치 들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오기억을 아주 안정적으로 만들어 내는 절차라 널리 쓰입니다.
왜 중요한가
DRM 패러다임은 오기억을 윤리적 부담 없이, 그리고 매우 높은 비율로 재현할 수 있게 해 주어 기억 왜곡 연구의 표준 도구가 되었습니다. 기억이 저장된 내용을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구성되는 것이라는 관점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이기도 합니다. 개인차, 연령, 임상 집단 비교 연구에서도 오기억 취약성 지표로 활용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들은 적 없는 단어를 들은 단어만큼이나 확신 있게 기억했다는 뜻으로, 오기억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이 절차의 결과는 흔히 퍼지 흔적 이론으로 설명됩니다. 사람은 개별 단어의 표면적 정보인 축자 흔적과 전체 의미인 요지 흔적을 함께 저장하는데, 축자 흔적은 빨리 사라지고 요지 흔적은 오래 남아 중심 단어에 대한 강한 친숙감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활성화 확산으로 설명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다만 단어 목록에서 얻은 오기억이 자서전적 사건에 대한 오기억과 같은 기제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
오정보 효과가 사건을 본 뒤 외부에서 들어온 잘못된 정보 때문에 생기는 왜곡이라면, DRM은 외부 개입 없이 학습자의 의미 처리만으로 오기억이 생긴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이 절차에서 오기억이 잘 생긴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일상에서도 기억을 쉽게 왜곡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