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와 레퍼토리 (Archive and Repertoire)
한 줄 정의: 문서·유물처럼 고정되어 보존되는 지식 전달 방식인 '아카이브'와, 몸짓·구술·퍼포먼스처럼 반복되는 실천을 통해 전승되는 '레퍼토리'를 구분하여 문화적 기억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입니다.
쉽게 풀면
아카이브는 책, 문서, 사진, 유물처럼 만질 수 있고 보관소에 저장할 수 있는 기록을 뜻합니다. 반면 레퍼토리는 춤, 몸짓, 구전 이야기, 퍼포먼스처럼 몸을 통해 반복되고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살아있는 지식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 탈춤의 대본은 아카이브에 속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몸으로 익혀 추는 행위는 레퍼토리에 속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과거를 현재에 살아 있게 만듭니다.
왜 중요한가
이 개념은 문서 중심의 서구적 역사 서술이 몸으로 전승되는 비문자적 지식을 소외시켜 온 문제를 지적하며, 공연학에서 신체화된 기억과 전승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이론적 근거로 널리 활용됩니다. 특히 퍼포먼스의 일회성과 재연 문제를 다루는 연구에서 핵심 개념으로 등장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이 연구는 아카이브와 레퍼토리의 이분법을 통해 구술 전승 공연이 문서화된 기록만큼이나 정당한 지식 체계임을 논증한다."
비문자적 전승 방식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논지의 예문입니다.
"퍼포먼스는 아카이브화될 수 없는 레퍼토리적 지식을 통해 매 공연마다 새롭게 갱신되는 문화적 기억을 구성한다."
퍼포먼스의 비고정성과 반복적 전승의 관계를 설명한 예문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아카이브와 레퍼토리는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체계라기보다 서로 얽혀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공연 영상이나 리뷰 기사는 레퍼토리적 사건을 아카이브 형태로 남기려는 시도이지만, 몸으로 체험되는 생생함 자체는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지적됩니다. 이 논의는 인류학자 다이애나 테일러의 연구에서 발전된 개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의할 점
아카이브와 레퍼토리를 우열 관계로 단순화하기보다, 서로 다른 지식 생산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이 개념의 취지에 부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