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 (Aphasia)

뇌과학·신경과학
한 줄 정의: 뇌졸중이나 뇌손상으로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손상되어 말하기, 듣고 이해하기, 읽기, 쓰기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어려워지는 후천적 언어장애입니다.

쉽게 풀면

실어증은 지능이나 성대에는 문제가 없는데, 뇌 안의 "언어 처리 소프트웨어"가 고장 난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 말은 잘 알아듣지만 정작 자신은 말을 더듬거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또 어떤 사람은 유창하게 말은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상대방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는 손상된 부위가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냐 베르니케 영역이냐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마치 번역기의 입력 부품이 고장 나면 듣기가 안 되고, 출력 부품이 고장 나면 말하기가 안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왜 중요한가

실어증은 언어와 뇌 기능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임상 사례여서, 신경언어학과 인지신경과학에서 언어의 뇌 내 처리 구조를 규명하는 핵심 연구 소재로 다뤄집니다. 또한 뇌졸중 생존자의 상당수가 겪는 흔한 후유증이기 때문에 재활의학, 언어치료, 신경심리학 등 임상 분야에서도 진단과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실어증 관련 지표가 폭넓게 쓰입니다. 최근에는 뇌영상 기법과 결합해 손상 부위와 증상 간의 관계를 정밀하게 밝히려는 연구도 활발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뇌졸중 후 브로카 실어증 환자군은 자발화의 유창성이 유의하게 저하되었으나 청각적 이해력은 비교적 보존되어 있었다."

뇌졸중으로 특정 언어 영역이 손상된 환자들이 말을 술술 이어가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덜 손상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베르니케 실어증 환자는 유창하게 발화하였으나 착어와 신조어가 빈번하여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저하되었다."

말은 막힘없이 이어가지만 엉뚱한 단어를 쓰거나 없는 단어를 만들어내는 일이 잦아서, 정작 상대방이 그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가기는 어려웠다는 뜻입니다.

"실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언어치료 중재 연구에서, 집중적 조음 훈련을 받은 군은 대조군에 비해 명명 과제 수행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말하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은 실어증 환자들이, 훈련을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물의 이름을 떠올려 말하는 과제에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실어증은 손상 부위와 증상 양상에 따라 브로카 실어증, 베르니케 실어증, 전도성 실어증, 전반실어증 등 여러 하위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논문에서는 이를 평가하기 위해 유창성, 이해력, 따라 말하기, 명명하기 등 여러 하위 영역을 표준화된 검사 도구로 측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실어증의 유형과 중증도를 판단합니다. 또한 착어(잘못된 단어로 대체하는 현상)나 실문법증(문법 구조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현상) 같은 세부 증상 용어도 자주 등장하므로, 논문을 읽을 때는 이러한 하위 개념들을 함께 파악하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주의할 점

실어증은 지적 장애나 정신 질환이 아니라 언어 처리에 특화된 뇌 영역의 손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청력이나 발음 근육 자체의 문제와도 다릅니다. 환자의 지능이나 사고 능력이 온전한 경우가 많으므로, 말이 어눌하다고 해서 이해력이나 판단력까지 떨어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실어증에 대한 흔한 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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