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금지명령 (Anti-Suit Injunction)

지식재산학
한 줄 정의: 한 나라의 법원이 소송 당사자에게 다른 나라 법원에서 소송을 제기하거나 이미 낸 소송을 계속 진행하지 못하도록 명하는 명령입니다.

쉽게 풀면

국제 특허분쟁에서는 같은 당사자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소송을 벌이는 일이 흔합니다. 이때 어느 한 나라 법원이 '내 앞의 사건과 겹치니 다른 나라 소송은 멈추라'고 명하는 것이 소송금지명령입니다. 핵심은 이 명령이 외국 법원을 향한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는 당사자를 향한다는 점입니다. 한 경기장의 심판이 옆 경기장 심판에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앞의 선수에게 저쪽 경기에는 나가지 말라고 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기면 그 선수가 제재를 받습니다.

왜 중요한가

표준필수특허의 글로벌 실시료를 어느 나라 법원이 정할 것인가를 두고 각국 법원이 충돌하면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국제재판관할의 배분, 국제예양, 각국 경쟁당국과 통상당국의 대응까지 얽혀 있어 지식재산 국제분쟁 연구의 최전선에 놓여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본 연구는 표준필수특허 분쟁에서 각국 법원이 발령한 소송금지명령의 요건을 비교법적으로 검토하였다."

같은 이름의 제도라도 나라마다 발령 문턱과 고려 요소가 다르다는 점을 비교한 연구입니다. 어느 법정을 고를지 결정하는 전략과 직결됩니다.

"피고는 상대방이 외국에서 받은 소송금지명령에 대응하여 자국 법원에 소송금지명령 금지신청을 제기하였다."

한쪽이 소송을 막으면 다른 쪽은 그 명령의 집행을 막는 명령을 다시 구하는 연쇄가 벌어집니다. 표준필수특허 분쟁에서 실제로 나타난 대응 방식입니다.

"법원은 국제예양을 고려할 때 외국 소송을 억제할 만큼 긴급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신청을 기각하였다."

외국 법원의 재판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소송금지명령은 예외적으로만 인정된다는 점을 보여 주는 판시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영미법계 형평법상 당사자에게 직접 작위·부작위를 명하는 전통에서 나온 제도로, 동일 당사자와 동일 쟁점일 것, 외국 소송이 억압적이거나 자국 절차를 무력화할 것, 그리고 국제예양과의 형량을 통과할 것 등이 대체로 요구됩니다. 이에 맞서 상대국이 소송금지명령의 집행을 막는 명령을, 다시 그 위 단계 명령을 발령하는 연쇄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륙법계는 외국의 재판권 침해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며, 우리 법에는 명문 규정이 없어 가처분으로 구성할 수 있는지가 논의됩니다.

주의할 점

소송금지명령은 외국 법원의 재판권 자체를 무력화하지 않습니다. 당사자에게 부작위 의무를 지울 뿐이어서, 이를 어기고 받은 외국 판결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법정모욕이나 제재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국내 절차를 잠시 멈추는 소송절차 중지와도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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