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사례 (adverse event)
쉽게 풀면
새 약을 먹었는데 며칠 뒤 두통이 생겼다고 해봅시다. 이 두통이 정말 약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히 생긴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일단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기록해야 하는데, 이렇게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일단 기록되는 모든 나쁜 일을 식품의약품안전처 용어로는 이상사례(adverse event)라고 부릅니다. 논문에서는 이를 ‘이상반응’으로 옮겨 쓴 경우도 많습니다.
신차를 산 지 며칠 뒤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차량 결함인지 그냥 못을 밟은 것인지 모르는 채로 일단 "문제 접수"부터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상사례 중에서 약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따로 "약물이상반응(adverse drug reaction)"이라고 구분하며, 사망, 생명 위협, 입원, 지속적 장애처럼 결과가 중대한 경우는 "중대한 이상사례(serious adverse event)"로 별도 관리됩니다.
왜 중요한가
이상사례 보고는 신약이나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근거 자료입니다.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사건까지 폭넓게 기록해두어야, 나중에 특정 증상이 실제로 약과 관련이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상시험 논문의 안전성 평가 섹션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이상사례 발생률과 유형이 다뤄지며, 이는 규제기관의 허가 심사나 시판 후 감시(post-marketing surveillance)와도 직결됩니다.
핵심 정리
- 국제의약품규제조화회의(ICH) E2A는 이상사례(AE)를 의약품을 투여받은 환자·시험대상자에게 생긴 바람직하지 않은 모든 의학적 사건으로 정의하며, 해당 치료와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합니다(ICH, 1994).
- 그중 약물과의 인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것을 약물이상반응(ADR)이라 부릅니다(Edwards & Aronson, 2000).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정보 용어는 AE를 ‘이상사례’, ADR을 ‘약물이상반응’으로 구분하지만, 논문에서는 AE를 ‘이상반응’으로 옮긴 경우도 있어 용어가 섞여 있습니다(이상사례와 이상반응의 구분).
- 중대한 이상사례(SAE)는 사망, 생명 위협, 입원 또는 입원 기간 연장, 지속적·중대한 장애, 선천성 기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ICH E2A에 정의됩니다(중대한 이상사례).
- 심각도(severity)와 중대성(seriousness)은 다른 축입니다. NCI의 CTCAE 5.0은 심각도를 1(경미)~5(사망)의 등급으로 나눕니다(NCI, 2017).
예시로 보기
시험 보고에서는 이상사례를 건수가 아니라 발생한 환자 수와 비율로 비교합니다. 가상의 예: 시험약군 100명 중 12명, 대조군 100명 중 8명이 같은 사건을 보였다면 발생률은 12%와 8%, 위험차는 4%포인트, 상대위험은 1.5입니다(코드로 계산). 이 차이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는 신뢰구간과 사전에 정한 분석 계획으로 판단해야 하고, 사건이 드물수록 불확실성이 큽니다.
한 환자가 같은 사건을 여러 번 겪을 수 있으므로 ‘사건 수’와 ‘환자 수’를 구분합니다. 또한 투약과의 시간 관계, 투약 중단 후 호전, 재투약 시 재발 여부가 인과성 평가에 쓰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이상사례가 많이 보고되었다고 약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과를 따지지 않고 모두 기록하므로 대조군에서도 비슷한 빈도로 생길 수 있습니다. 군 간 비교가 핵심입니다.
- ‘심한(severe)’과 ‘중대한(serious)’은 다릅니다. 심한 두통은 심각도는 높지만 입원이 필요 없으면 중대하지 않고, 가벼운 증상도 입원이 필요하면 중대합니다.
- 이상반응 = 이상사례가 아닙니다. 약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약물이상반응(ADR)은 이상사례의 일부입니다.
- 이상사례 보고는 시험마다 수집 방식(자발 보고인지, 체크리스트로 물었는지)이 달라 결과가 다릅니다. 시험 논문의 해로움 보고는 효과 보고보다 부실한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서 CONSORT 확장 지침이 만들어졌습니다(Ioannidis 외, 2004).
논문에서는 이렇게 쓰입니다
실제 논문에서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이 용어가 쓰인 문장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제목·학술지·연도와 원문 링크를 함께 적었습니다.
“진단 목적의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는 상대 적으로 안전한 검사이지만 침습적 검사로 드물지만 출혈, 천공, 흡인, 진정 관련 이상반응, 감염관리 문제 등이 발생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위암 국가암검진의 현황과 의의, Journal of Digestive Cancer Research, 2026 · KoreaMed Synapse · 원문 보기 ↗
예시 문장
아래는 용어의 쓰임을 보여 주려고 만든 예시로, 실제 논문에서 가져온 문장이 아닙니다.
실험군 참가자 23%가 치료 중 어떤 형태로든 몸에 이상을 느꼈다는 뜻이며, 이것이 약 때문이라고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전반적인 이상사례 빈도는 비슷했지만, 소화기 증상만 놓고 보면 실험군에서 더 자주 나타났다는 뜻입니다. 이런 세부 분류는 특정 장기·계통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백신 연구에서는 ‘이상반응’이라는 표현이 흔히 쓰이며, 이 경우 대부분 심각하지 않고 며칠 내 사라지는 증상임을 함께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조금 더 깊게 보면
논문을 읽다 보면 이상사례를 심각도에 따라 등급(grade)으로 나누어 보고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경미한 증상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단계별로 분류하는 체계가 흔히 쓰입니다.
또한 이상사례 발생 시점이 투약과 얼마나 가까운지, 투약을 중단하자 증상이 호전되었는지 등은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데 참고되는 정보입니다. 아울러 이상사례 중 미리 예상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사건은 별도로 주목받아 안전성 신호(safety signal)로 다뤄지기도 합니다.
주의할 점
이상사례가 많이 보고되었다고 해서 그 약이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조군에서도 비슷한 빈도로 이상사례가 나타났다면 약과 무관하게 우연히 발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논문에서는 실험군과 대조군의 이상사례 발생률을 나란히 비교하며, 이런 비교는 무작위대조시험처럼 비교 대상이 있는 연구 설계에서만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용어
안전성 용어는 ‘인과’와 ‘결과의 무게’로 나뉩니다.
| 용어 | 기준 | 비고 |
|---|---|---|
| 이상사례(AE) | 인과와 무관하게 나쁜 의학적 사건 | 가장 넓은 개념 |
| 약물이상반응(ADR) | 약과의 인과 가능성이 있는 것 | AE의 일부 |
| 중대한 이상사례(SAE) | 사망·생명 위협·입원 등 결과가 중대한 것 | 인과 여부와는 별개 축 |
| 약물유해사건(ADE) | 약물 사용과 관련해 생긴 해로운 사건 | 약물과 연결된 사건에 초점을 둠 |
참고 문헌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sation (1994). ICH E2A: Clinical Safety Data Management: Definitions and Standards for Expedited Reporting.
- National Cancer Institute (2017).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 (CTCAE) Version 5.0.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 Edwards, I. R., & Aronson, J. K. (2000). Adverse drug reactions: Definitions, diagnosis, and management. The Lancet, 356, 1255–1259.
- Ioannidis, J. P. A., Evans, S. J. W., Gøtzsche, P. C., et al. (2004). Better reporting of harms in randomized trials: An extension of the CONSORT statement.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41(10), 781–788.
표의 기준값은 위 문헌에 근거한 관례이며, 분야·학술지마다 다른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